산업기능요원 훈련소 3주 과정 후기 (2022년 2월 10일 입소 기준)
입소 전 통지서를 받았을 때
아직도 입영통지서를 받았을 때 기분을 잊지 못합니다..
산업기능요원으로 군 대체복무를 하면서 최근에 훈련소를 빨리 갔다와야 마음이 편할텐데라고 생각할 때 쯤
회사에 우편이 도착했다하여 확인해보니 논산훈련소 입영통지서인것을 봤을때
좋으면서도 믿기지 않고 그런 복잡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통지서 받고 30일 뒤 입소 예정이였는데 그 30일이라는 시간이 정말 빠르게 갔습니다.
입소하기 전까지 그래도 공부할건 해야지,,하면서 스터디를 계속 하려했으나 입소 날이 점점 다가올 수록 놀기만 했습니다..ㅋㅋㅋ
훈련소 준비물
어차피 3주만 갔다올거 뭐하러 짐 싸들고 가나 생각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겠지 싶어 준비물들을 챙겨봤는데 훈련소에서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제가 챙겼던 물품들은
0. 나라사랑카드, 신분증, 입영통지서 (통지서에도 나오겠지만 무조건 챙겨야합니다.)
1. 물티슈 (있으면 좋습니다. 격리 기간에는 생활관에서 식판에 비닐 씌우고 먹는데 식판에 음식물이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2. 휴지
3. 가글
4. 클렌징폼
5. 무릎, 팔꿈치 보호대
6. 전자시계
7. 노트
8. 펜
9. 책 (클린 코드, 클린 코더)
10. 이어플러그 (여분으로 몇개 더 챙겨가면 좋습니다. 자다가 잃어버린 경우도 있고 안가져온 동기들 챙겨주면 좋습니다.)
11. 여분 속옷
12. 전투화 끈 조임이 (전투화 끈 묶을때 편하게 조이고 풀 수 있습니다.)
13. 마스크 (마스크를 많이 주긴 하는데 저한텐 좀 조여서 귀가 아팠습니다. 자기한테 맞는 마스크 몇개 챙겨가면 좋습니다.)
14. 로션
15. 바세린
이 외에도 챙기면 좋을 것 같은 물건들은
1. 캐리어 (훈련병들 대부분이 캐리어를 끌고 왔습니다. 편하기도 하고 퇴소할 때 되면 짐도 많이 생겨서 있으신 분들은 캐리어 강력 추천드립니다.)
2. 라이트펜 (굳이 필요 없지만 그래도 있으면 불침번때 쓸 때가 있을겁니다.)
3. 스도쿠, 틀린그림찾기 같은 책 (훈련소 사서함에 스도쿠 책이 있어서 종이에 배껴서 풀면서 놀았는데 시간 잘 가고 재밌었습니다.)
4. 유성매직 (세탁물에 이름 표시하는 용도로 챙기는걸 추천드립니다.)
5. 샴푸, 바디워시 (안챙긴걸 후회합니다..)
6. 종이형 섬유유연제 (동기분이 챙겨왔었는데 섬유유연제 넣고 세탁하고 입으면 기분 진짜 좋습니다.)
7. 충전기 (밑에 글에서 나오겠지만 핸드폰 보관함에 핸드폰 낼때 충전이 가능했습니다.)
누가보면 여행가나 싶겠지만 위 몇가지들 챙기면 3주 동안 쾌적하게 보내실 겁니다.
제가 갔을 때 기준으로 소지품 검사는 담배만 양심껏 제출하라하고 개인 가방 검사는 한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입소 전엔 훈련소에서 흡연이 가능한 줄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한 연대에서만 시범 운영중이였고 제가 간 23연대는 아니였습니다.)
3주 과정
3주 과정동안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글에 나오겠지만 저같은 경우 입소 후 퇴소까지 쭉 격리를 했기 때문에
11일차까지의 훈련소 격리 생활에 대해서만 자세히 작성했습니다.
입소 ~ 11일차
입소 후 11일 정도는 격리기간입니다.
입소 후 다음날에 1차 PCR 검사를 하고,
11일차 정도에 2차 PCR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격리 기간엔 말그대로 격리므로 대부분의 교육을 생활관 내에서 합니다.
격리 기간 중에 밥은 생활관 내에서 개인 책상을 피고 식판에 비닐을 씌우고 그 위에 밥을 받아 먹고
남은 잔반은 분대장이 생활관에 잔반통을 넣어주는데 거기에 버립니다.
불침번은 입소 후 다음날부터 진행하였는데 교번순으로 한시간씩 돌아가면서 진행하게 됩니다.
(불침번 때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었는데 일기 쓰니까 몇십분이 훌쩍 지나가버립니다.)
화장실과 샤워같은 경우는 화장실은 원할때 가도되고 샤워나 양치는 분대별로 돌아가면서 하게됩니다.
세탁기 이용은 4일차 쯤부터 이용가능했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분대별로 돌아가면서 이용합니다. 그 전엔 샤워하면서 손빨래 했습니다.
종교 행사 같은 경우에는 일요일에 하게 되는데 말만 행사지 생활관 안에 부식 주고 끝입니다.
(저희는 종교 조사를 두번 했었는데 처음엔 무교 썼다가 부식 받는거 보고 부러워서 그 다음 조사때 기독교로 바꿨습니다.)
훈련소에서 첫 주말을 보내고 그 다음 평일엔 매일 부식을 나눠줬습니다. 탄산음료 줄 때도 있고 과자나 빵 등 여러가지 나눠줍니다.
격리 기간에 교육은 훈련소 내에서 신병 가이드북을 보며 문제를 풀거나 자습, 평가를 하였습니다.
(평가 난이도는 쉬운 편이였습니다. 평가 기준이 널널하기도 하고 분대장들이 평가 검사를 하는데 그렇게 빡세게 검사하지도 않습니다.)
격리 기간에 느낀건데 교육은 힘들지 않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도였고 무엇보다
시간이 안가는게 제일 괴롭습니다. 오히려 교육 시간을 줘서 고마움을 느낄 정도입니다.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나가봤자 화장실 세탁실 정도니 진짜 나가고싶어서 다들 미쳐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격리기간 중에 산책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긴 합니다. 15분정도 연병장에 나갈 수 있는 시간을 주는데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시간이 안가는게 제일 힘들기 때문에 분대원들이랑 빨리 친해지는게 좋습니다.
2차 PCR 검사 후
위에 11일차까지는 남들과 같은 생활을 했습니다.
격리를 하면서 앞으로 할 야외 훈련에 대해서 설레고 기대감이 넘쳤었는데
2차 PCR 때 제가 소속된 중대에 저희 분대만 확진자가 나와 나머지 인원들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되고
다른 지역의 격리 시설로 이동하여 추가 격리를 했습니다.
또 갇혀있을 생각에 너무 절망했지만 막상 가보니 핸드폰 사용이 가능한 점과
4명이서 생활했지만 방 안에 화장실이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동기들과 같이 있다보니 수련회 온 기분 같기도 했습니다)
격리 시설에서는 밥을 도시락으로 주고 밖만 못나가지 따로 빡센 통제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야외훈련을 못한 만큼 보충교육을 받았어야 했는데
그만큼 신병 가이드북을 보고 문제를 더 풀어 보충교육을 받았습니다.
시설에서 추가 격리 생활을 보낸 후 3월 3일 퇴소를 했습니다.
별도의 퇴소식은 없었고 소대장이 훈련소 입구까지 데려다 주는 것으로 끝이였습니다.
후기
안에선 시간이 정말 안갔지만 갔다오고 돌아보면 3주라는 시간이 정말 빨리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총기 사격이랑 수류탄 투척같은 야외훈련들을 격리하느라 안해서 찝찝한 감이 있긴 합니다.
지인들한테 훈련을 거의 안했다고하니 캠핑 갔다 온거 아니냐는 소리를 제일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거의 캠핑이였지만.. 그래도 재밌는 추억 많이 쌓았고 색다른 경험 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코로나 시국에 3주 기초 군사 훈련 과정을 거치실 분들이 이 글을 보고 도움 많이 됐으면 좋겠습니다.